이재명 정부의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하정우(48)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 센터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는 ‘AI 세계 3대 강국’을 목표로 내건 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AI 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 현장 중심의 속도감 있는 변화를 꾀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하 신임 수석은 정책실장 산하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으로서 국가 AI 전략과 예산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하 수석은 국내 AI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손꼽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네이버에 합류하여 AI 연구소장, 클로바 AI 리서치 리더 등을 역임하며 네이버의 AI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특히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개발을 총괄하며 국내 AI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소버린 AI(Sovereign AI·AI 주권)’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소버린 AI’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기술 종속을 피하고,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자체적인 AI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하 수석은 과거 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해 정부가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필수적인 AI 인프라를 지원하고, 기업은 기술 개발과 성과 공유를 통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그의 철학이 ‘AI 3대 강국 진입’이라는 국가 목표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술과 정책을 두루 이해하는 전문가가 AI 정책의 방향키를 잡게 된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조경현 뉴욕대 교수는 SNS를 통해 “진짜 AI 연구자, 개발자 겸 관리자가 온 것으로 정말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으며, 업계에서는 ‘하이퍼클로바X’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이 국가 AI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민간 전문가에게 권한과 책임을 맡겨 AI 국가 경쟁력을 빠르게 향상해야 한다”고 이번 인선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 수석의 임명으로 정부가 추진할 AI 관련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AI 인재 양성, 규제 혁신, 전 산업의 AI 전환(AX) 등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그의 현장 경험과 전문성이 국가 AI 정책에 어떻게 구현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