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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 스마트폰 성공에도 반도체는 ‘빨간불’… AI 전략의 명암

2025년 1분기,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전략의 두 얼굴을 마주했다. AI 기능으로 무장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견인했지만,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발목을 잡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시장에서 소비자 대상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기반 기술인 반도체 부문에서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2025년 1분기 실적은 ‘갤럭시 AI’의 성공을 여실히 증명했다. 회사는 해당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79조 1,400억 원이라는 역대급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이 있었다. MX 부문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 기능에 얼마나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화려한 모바일 실적의 이면에는 반도체 사업의 그늘이 짙게 깔려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나 급감한 1조 1,000억 원에 그쳤다. 특히 AI 서버의 필수 부품인 HBM 판매가 부진했던 것이 뼈아팠다.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와 차세대 제품인 ‘HBM3E’를 기다리는 수요 이연 현상이 겹치면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의 강세를 바탕으로 7조 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추월한 것은 위기감을 더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위기 돌파를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2024년에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출한 데 이어, 2025년 1분기에도 R&D 투자를 전년 대비 16% 늘린 9조 원을 집행했다. 향후 ‘갤럭시 AI’를 갤럭시 A 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하고, 폴더블폰에도 최적화된 AI 경험을 탑재할 계획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여 AI 칩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온다는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갤럭시 AI’의 성공으로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의 잠재력은 입증했지만, AI 혁명의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 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무역 긴장과 같은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또한 부담이다. 막대한 R&D 투자를 통해 차세대 HBM 시장에서 반격에 성공하고 AI 시대의 진정한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삼성의 향후 행보에 전 세계 기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민서
박민서
사회부 기자 박민서입니다. 인간적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깊이 있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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