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업계의 지형을 뒤흔들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AI 챗봇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경쟁사 중 하나인 구글과 손을 잡았습니다. 이는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온 이례적인 협력으로, 업계는 이를 ‘필요에 의한 동맹’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구글 클라우드의 방대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파트너십의 배경에는 오픈AI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습니다. 챗GPT 사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더욱 정교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컴퓨팅 수요가 한계에 부딪히자 인프라 다각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사용자 폭증으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은 이러한 인프라 압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경쟁사의 기술을 빌려서라도 당장의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물론 이번 협력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있습니다. 구글 입장에서 오픈AI 유치는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을 이끌 중요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사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시장을 위협하는 챗GPT의 엔진을 강화해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를 “막대한 컴퓨팅 수요 앞에서 양측이 경쟁을 잠시 접고 내린 실용적 선택”이라 평하며,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AI 산업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지난 1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추진하는 68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와도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나아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 계획을 밝히며 하드웨어 독립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한 바 있습니다.
AI 시장은 이번 소식에 즉각 반응했습니다. 구글의 주가는 상승한 반면, 오픈AI의 기존 독점 파트너였던 MS의 주가는 소폭 하락하며 시장의 평가를 반영했습니다. 아직 세 기업 모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번 협력은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이 얼마나 유연하고 또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