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주목을 받은 지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등장해 인공지능(AI)의 미래 영향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딥시크의 선임 연구원 첸 델리(Chen Deli)는 6일 중국 저장성 우저우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World Internet Conference)’에서 유니트리, 브레인코 등 5개 기업 CEO와 무대에 올라 AI 기술의 미래 영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첸 연구원은 AI의 단기적 발전이 인간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5~10년 내 일부 인간 노동을 대체할 정도로 AI가 발전하면 일자리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첸 연구원은 “AI는 앞으로 10~20년 안에 인간이 수행하는 나머지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으며, 이때 사회는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그 시점에서 기술 기업들은 ‘수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술 자체에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사회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AI 기술 선도 기업의 핵심 연구원이 기술의 사회적 파급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계심을 표명한 드문 사례로, AI 업계가 기술 발전의 속도와 사회적 준비도 간의 격차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표는 딥시크가 AI 영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처음 밝혔다는 점뿐 아니라, 공개 행사에 참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V3’와 올해 1월 ‘R1’으로 세계적 화제를 모았지만, 량원펑(Liang Wenfeng) 창립자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다. 자체 행사를 연 적이 없으며 주요 기술 발표도 소셜 미디어로 국한하고 인터뷰에도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공개 행사는 지난 2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주최한 기술 리더 회의에 량 창립자가 참석한 것이 유일했으며, 이후 주요 기술 컨퍼런스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딥시크는 중국 기술의 상징으로 평가되며 중국 정부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산 AI 칩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캠브리콘, 화웨이 등 중국 AI 칩 기업들은 딥시크 모델과 호환되는 하드웨어를 개발했으며, 8월 국산 칩 최적화 모델 발표 이후 관련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 속에서도 딥시크는 저비용·고효율 모델 개발로 중국 AI 생태계의 자립 가능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AI 경쟁 구도에서 중국의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상징적 존재가 됐다.
딥시크의 이번 공개 발언은 AI 업계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기술 낙관론이 지배적인 AI 업계에서 선도 기업의 연구원이 사회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명시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AI 기업들이 단순히 기술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일자리 대체와 사회적 혼란 같은 부작용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특히 “기술 기업이 수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발언은 AI 개발자들이 사회적 파수꾼으로서의 윤리적 의무를 자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AI가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결국 기술 기업들의 책임 있는 개발과 배포에 달려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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