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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iOS 26의 핵심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엔 찬사, 혁신엔 물음표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차세대 운영체제 iOS 26을 공개하며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기존의 숫자 순서를 건너뛰고 출시 연도에 맞춰 작명하는 새로운 관례를 도입한 것부터 이목을 끌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 불리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시스템 전반에 통합된 ‘애플 인텔리전스’였지만,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디자인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찬사가, 다른 한쪽에서는 경쟁사에 뒤처진 ‘갭 이어(Gap Year)’에 불과하다는 혹평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디자인 변화는 조너선 아이브의 뒤를 이은 앨런 다이(Alan Dye)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의 주도 아래 애플은 최근 몇 년간 비전OS, 맥OS 등에서 꾸준히 유리 질감과 테두리 디테일을 강조하는, 소위 ‘물성(物性)’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리퀴드 글래스’는 이러한 흐름의 정점으로, 업계를 지배해 온 플랫 디자인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적 ‘언어’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애플의 시도가 시장 전체의 트렌드를 바꾸거나, 혹은 더 다양한 디자인 분파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120Hz 주사율이 뒷받침하는 부드러운 인터랙션과 결합된 ‘리퀴드 글래스’의 디테일은 AI가 쉽게 모방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당분간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을 시사한다. 한 전문가는 “획일화된 디자인 씬에서 애플이 어떻게 이런 시도를 해냈는지 감탄스럽다”며, “새로운 시도 자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평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냉정한 시선이 주를 이룬다. 다수의 외신은 이번 발표가 “평범하고 실망스럽다”고 평가하며, 삼성이 새로운 프로세서와 AI 기술로 앞서나가는 동안 애플은 사실상 ‘갭 이어’를 보내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공하는 실시간 통화 번역, 메시지 요약 등의 기능이 경쟁사에 비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혁신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기 내에서 AI 모델이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은 “개발자들이 애플의 AI 모델에 접근하게 되면서 지능적인 경험의 새로운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AI 기능 대부분이 최신 아이폰 모델에서만 지원될 예정이라는 점은 신규 기능이 결국 기기 교체를 유도하는 전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론적으로 iOS 26은 애플의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전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리퀴드 글래스’는 정체된 모바일 디자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과감한 시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AI를 필두로 한 핵심 기능 면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올가을 정식 버전이 배포된 후, 개발자들과 소비자들이 이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AI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애플의 향후 1년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안혜민
안혜민
문화 트렌드 전문 기자 안혜민입니다! 젊고 밝은 톤의 트렌디하고 공감 유발형 문체의 기사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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