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출시 2년 만에 코드 생성 스타트업들이 1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실리콘밸리를 뒤흔들고 있지만, 화려한 성장 뒤에는 심각한 수익성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60명으로 1억 달러 매출, 하지만 적자는 심화
샌프란시스코 기반 커서(Cursor)는 코드 라인 제안부터 전체 코드 섹션 자율 작성까지 가능한 AI 코딩 도구로, 5월 스라이브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액셀 등 유명 투자사들로부터 9억 달러를 투자받아 10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단 60명의 직원으로 출시 2년 만에 2025년 1월 기준 연간 반복 수익 1억 달러를 달성한 것은 그야말로 신화적 성장이다.
윈드서프(Windsurf)도 마찬가지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설립된 이 마운틴뷰 기반 스타트업은 2024년 11월 코드 생성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연간 5천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ChatGPT 개발사 오픈AI가 30억 달러에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투자자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음의 총이익률로 운영되고 있어,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스그래프의 퀸 슬랙 CEO는 “코딩 어시스턴트에 사람들이 지불하는 가격이 더욱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 개발자 대체 가속화, 신입급 채용 24% 급감
AI 코딩 도구의 확산은 소프트웨어 업계 고용 구조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윈드서프의 핵심 기술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일반 영어 명령어를 코드로 변환해주어, 컴퓨터 언어 지식이 없는 사람도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수 있게 해준다.
기술 채용을 추적하는 VC 시그널파이어에 따르면, 2024년 경력 1년 미만 신입 개발자 채용이 24% 감소했다. 이는 기존에 초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 할당되던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CEO는 4월 “구글 코드의 30% 이상이 현재 AI로 생성된다”고 밝혔으며, 아마존은 AI 활용으로 “4,500 개발자-년에 해당하는” 시간을 절약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5월 CEO 사티아 나델라가 “현재 코드의 20-30%가 AI로 생성된다”고 언급한 같은 달, 전 세계 6,000명을 해고했으며 이 중 40% 이상이 본사 소재지인 워싱턴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었다.
빅테크 진출로 치열해진 경쟁, 자체 모델 개발 경쟁
현재 대부분의 AI 코딩 스타트업들은 앤트로픽, 오픈AI, 딥씨크 등 외부에서 개발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쿼리당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아직 어느 곳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5월 코드 생성 회사들이 지불하는 수수료 덕분에 연간 매출 3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일부 스타트업들은 자체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윈드서프는 5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최적화된 첫 자체 AI 모델을 발표했고, 커서도 자체 대규모 프론티어급 모델을 사전 훈련할 연구팀을 고용했다. 하지만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용량을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데만 수백만 달러가 소요되어 상당한 도전이 되고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가 모두 5월에 새로운 코드 생성 제품을 발표했으며, 앤트로픽도 관련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1년 출시되어 업계 지배적 플레이어로 여겨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깃허브 코파일럿은 작년에만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