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소프트웨어(SW) 부문 집중을 위한 대규모 인력 감원에 착수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간) IBM이 4분기 조직 재편 과정에서 전 세계 인력의 한 자릿수 비율에 해당하는 직원을 감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IBM은 성명에서 “정기적으로 인력을 검토해 재조정한다”며 “4분기에 전 세계 인력의 한 자릿수 비율에 영향을 미칠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IBM의 전체 직원 수는 27만명으로, 1%만 감축해도 2700명이 해고되는 규모다.
IBM은 미국 직원의 경우 감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지만, 미국 내 고용 규모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인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빈드 크리슈나 CEO 체제의 IBM은 AI 시장 성장에 대응해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을 늘리기 위해 SW 부문 강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발표된 SW 부문 매출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번 감원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IBM의 감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인력 조정 행렬에 합류한 것이다. 최근 아마존은 1만4000명을 해고했고, 메타는 600명의 일자리를 없애는 인력 조정을 단행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AI 투자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비핵심 부문의 인력을 줄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격히 늘어난 인력을 재조정하고, AI 자동화로 인한 업무 효율성 증가를 반영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빅테크 업계의 연이은 감원은 기술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AI 기술 발전으로 일부 직무가 자동화되면서 기업들이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생성형 AI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거나 AI로 대체 가능한 부문의 인력은 축소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감원 사태는 AI 시대의 역설을 드러낸다. 기업들은 AI를 통한 혁신과 성장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기술 발전이 고용 안정성과 어떻게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