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급증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9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전망 속에, 기술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대형 태양광 전력 계약이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는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서버 집합소를 넘어, 인간의 지식 생산과 사회적 상상력을 뒷받침하는 근간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들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인간 문명의 ‘디지털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기술이 맺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철학적 실천이기도 하다. 우리는 에너지 선택을 통해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9년까지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100메가와트(MW) 이상의 대규모 태양광 전력 구매계약(PPA)을 잇따라 체결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 공급의 탈탄소화와 전력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대규모 전력망 접속의 기술적 한계, 저장장치 비용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대규모 태양광 계약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물론, 에너지 접근성 및 사회적 격차 해소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재생에너지 도입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 지역 간 발전 불균형, 토지 이용 갈등, 지역주민과의 소통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전체 사회의 에너지 자원을 지나치게 흡수할 경우, 공정성·책임성 논의가 불거진다. 기업들은 ‘녹색 프리미엄’의 진정성과 투명성을 입증해야 할 윤리적 의무도 부담한다. 구글은 최근 네바다주에 350MW 규모의 태양광 PPA를 체결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텍사스·애리조나 등지에서 500MW 이상 계약을 추진 중이다. 2023년 한 해에만 글로벌 데이터센터용 신규 태양광 PPA 체결량은 8GW를 돌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2년 기준 미국 전체 전력의 약 2.5%를 차지했으며, 2029년에는 최대 4%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태양광 발전 비중 역시 데이터센터 전력 포트폴리오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전략은 기술적 효율성, 사회적 책임, 생태적 가치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대형 태양광 계약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미래 세대와의 ‘에너지 계약’이자 기술·사회·자연이 지속가능하게 공존하는 디지털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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